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없이 나온 고지서와 재처분
핵심 정리
- 세무조사 결과통지 뒤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고 한 과세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 대법원은 제척기간 안이라면 처분을 취소한 뒤 절차를 보완해 같은 내용으로 재처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였습니다.
- 세액 결정 유보 시한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시점까지이며, 결정의 송달 시점이 아닙니다.
세무조사가 끝난 뒤 바로 고지서가 왔다면
세무조사를 마치면 세무공무원은 조사 내용과 결정할 세액, 그 산출근거를 납세자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이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받은 납세자는 30일 안에 그 내용이 적법한지 심사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과세전적부심사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결과통지를 받고 며칠 지나지 않아 납부고지서가 먼저 도착하는 일이 있습니다. 납세자로서는 의견을 낼 기회를 빼앗긴 셈입니다. 이런 처분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 뒤에 과세관청이 다시 과세할 수 있는지가 이번 글의 주제입니다.
원칙: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빼앗은 처분은 무효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는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받은 사람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63조의15 제4항은 청구를 받은 과세관청이 그 결정이 있을 때까지 세액 결정을 유보하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2016년 판결에서 과세예고통지 뒤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 결정이 있기도 전에 한 과세처분을, 2020년 판결에서는 세무조사 결과통지 뒤 같은 방식으로 한 과세처분을 각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는 이유입니다. 사전구제절차를 건너뛴 처분은 단순히 취소할 수 있는 정도를 넘는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두30542 판결
사안
주택신축판매업자로 등록한 납세자가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한 뒤 폐업하였습니다. 지방국세청은 몇 년 뒤 세무조사를 하여 이 공급이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인 국민주택 공급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세무서는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약 10억 원의 부가가치세를 결정하였습니다.
납세자는 이의신청을 하였고, 과세관청은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며 당초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그 뒤 조사청은 같은 조사결과를 다시 통지하였고, 납세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으나 불채택 결정을 받았습니다. 세무서는 같은 금액으로 다시 처분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납세자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판단의 요지는 세 가지입니다.
- 재처분 허용: 부과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과세관청이 당초 처분을 취소하고 절차 하자를 보완하여 같은 내용으로 재처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일률적으로 막으면 다른 납세자와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통지기한 위반: 결과통지는 조사를 마친 날부터 20일(일정한 경우 40일) 안에 해야 합니다. 법령상 예외사유가 없는데 기한을 넘겨 통지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조사에 따른 처분은 위법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재통지가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려는 것이었고, 납세자가 실제로 청구하여 의견을 냈으므로 그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유보 시한: 세액 결정을 미뤄야 하는 시한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이루어진 때까지입니다. 그 결정이 납세자에게 송달된 때까지가 아닙니다. 결정 뒤 결정서 송달 전에 고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처분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첫째, 절차 하자만으로 세금 문제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빼앗은 처분은 무효이지만, 제척기간이 남아 있으면 과세관청은 절차를 다시 밟아 같은 세액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절차 하자를 주장할 때에는 본안, 곧 과세 요건 자체에 관한 주장과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제척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제척기간이 지나 과세권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은 이상 재처분이 허용된다고 하였습니다. 재처분 시점에도 부과제척기간상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사건마다 따져 보아야 합니다.
셋째, 결과통지 기한 위반은 독립된 다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예외사유 없이 기한을 넘긴 통지에 따른 처분은 원칙적으로 위법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재통지가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었고 실제로 방어권을 행사하였다면, 위법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넷째,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다면 결정 시점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송달 전이라도 고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유의할 점
-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다만, 그와 관련 없는 세목 또는 세액은 제외합니다), 결과통지일부터 제척기간 만료일까지 3개월 이하인 경우 등에는 과세전적부심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이런 경우에는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 재처분을 다툴 때에는 새 결과통지와 과세전적부심사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통지서와 청구서, 결정서의 날짜를 모두 보관해 두십시오.
- 이 글은 위 판결의 요지를 소개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결론은 조사 경위, 통지 일자, 제척기간 등 사실관계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두30542 판결 —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없는 처분 취소 뒤 동일 내용 재처분 허용, 결과통지 기한 위반과 특별한 사정, 결정 유보 시한
-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 과세예고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결정 전 과세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
-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 — 세무조사결과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결정 전 과세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
- 국세기본법 제81조의12 제1항 — 조사를 마친 날부터 20일(제11조 제1항 사유는 40일) 안에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서면 통지
-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제3항·제4항 — 통지일부터 30일 안 청구, 적용 제외 사유, 30일 안 결정·통지
-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5 제4항 —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있을 때까지 세액 결정·경정결정 유보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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