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 문제되는지

해외에 살던 부모가 사망하면서 국내에도 예금이나 부동산을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과세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는 피상속인이 거주자이면 모든 상속재산에, 비거주자이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문제는 상속인이 실제로 얼마까지 내야 하느냐입니다. 같은 법 제3조의2는 상속인이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나누어 내고, 그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비거주자 상속에서 이 한도를 계산할 때 국외에서 받은 재산까지 넣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사안의 개요

비거주자인 피상속인이 사망하였고, 상속인으로 배우자와 자녀가 있었습니다. 상속재산은 국내 예금채권과 미국에 있는 주택 한 채였고, 자녀가 이를 모두 상속하였으나 기한 안에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과세관청은 국내 예금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피상속인이 사망 전에 상속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증여한 국내 토지 등을 사전증여재산으로 더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을 계산하였습니다. 그 결과 국내 예금보다 훨씬 큰 상속세를 상속인들에게 연대하여 고지하였습니다. 자녀는 국내에서 받은 재산을 넘는 부분까지 낼 의무는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사안에서 사전증여재산이 더해진 것은 제13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면 국내에 있는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만 더합니다. 이 사건의 토지는 국내 재산이었으므로 과세가액에 들어갔고, 그만큼 상속세 총액이 커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2024. 9. 12. 선고 2022두64143 판결에서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원심은 상속인이 국내 상속재산 가액의 범위에서만 상속세를 낼 의무가 있다고 보아, 그 가액을 넘는 부과 부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상속세법이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나누어 과세대상과 과세가액 산정방법을 달리 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은 과세대상인 상속재산을 평가하고 채무 등을 공제한 뒤 상속분으로 나누어 확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면 이 재산에는 과세대상인 국내 상속재산만 들어가고, 과세대상이 아닌 국외 상속재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상속인이 국외 주택까지 받았으니 그 가액도 납부 한도에 넣어야 한다는 취지로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세대상에서 빠지는 국외 재산을 납부 한도 계산에서만 다시 끌어들일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과세 범위와 납부 한도를 같은 기준으로 맞춘 판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이 판결로 비거주자 상속에서 상속인의 납부 한도는 국내에서 받은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사전증여재산 가산 등으로 상속세 총액이 커지더라도, 상속인은 자신의 법정 납부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까지 부담하지는 않습니다. 국외 재산을 많이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납부 한도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각자가 받은 국내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국내 재산을 받지 않은 상속인이라면 이 판결의 논리에 따를 때 납부 한도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인이 사전에 증여받은 국내 재산 가운데 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되는 재산은 제3조의2 제1항에 따라 납부 한도 산정에도 포함되므로 따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사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거주자였는지 비거주자였는지(국내 주소나 183일 이상 거소 여부)
  • 상속재산 가운데 국내에 있는 재산의 범위와 평가액
  • 상속개시 전 국내 재산의 증여가 있었는지, 그 증여가 상속인에게 한 것인지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한 것인지
  • 고지된 세액이 상속인 각자가 국내에서 받은 재산을 넘는지

유의할 점

이 판결은 2016. 12. 20. 개정 전의 법률이 적용된 사안입니다. 현행 제3조와 제3조의2도 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적용은 사실관계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피상속인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는 주소, 체류 기간, 생활 근거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므로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신고기한도 챙겨야 합니다. 제67조에 따르면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고,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가산세 부담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해외 상속이 발생하면 국내 재산 현황부터 서둘러 정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