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넘어간 부동산과 양도소득세
핵심 정리
- 본인의 채무변제에 경매대금이 모두 쓰였어도 양도소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양도차익은 매각가액에서 취득가액 등 필요경비를 빼서 계산합니다.
- 취득의 효력과 무관한 소송·화해비용과 임차보증금은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경정청구 기간을 넘긴 청구에 대한 거절 통지는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문제되는지
빚을 갚지 못해 집이나 땅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각대금은 근저당권자 같은 채권자에게 배당되고, 소유자 손에는 한 푼도 남지 않기도 합니다. 이때 많은 분이 받은 돈이 없으니 세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법은 경매도 자산을 유상으로 넘기는 거래로 봅니다. 소득세법 제88조 제1호는 등기와 관계없이 자산을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하는 것을 양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매 뒤에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고 당황하는 일이 생깁니다.
특히 담보로 잡힌 부동산은 오래전에 싸게 사서 값이 많이 오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부동산이 경매로 팔리면 양도차익이 크게 잡힐 수 있습니다. 반면 빚을 갚느라 세금을 낼 돈은 남지 않아, 체납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사안
납세자 A는 주택과 토지의 1/2 지분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지분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고, 대금은 근저당권자 등 A의 채권자들에게 모두 배당되었습니다. A가 직접 받은 돈은 없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매각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A는 받은 돈이 없으니 양도소득도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아울러 부동산을 둘러싼 소송·화해에 든 비용과 매각부동산의 임차보증금을 필요경비로 빼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해의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는 경정청구를 했으나 거부되어, 그 거부도 함께 다투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A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두38325 판결). 판단은 세 갈래였습니다.
- 양도소득이 있는지 — 경매대금이 채무변제에 모두 쓰여 A에게 교부된 돈이 없더라도, A는 법률상 갚아야 할 채무가 소멸한 만큼 경제적 이익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양도소득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필요경비인지 — 양도자산 취득의 효력 등에 관한 다툼 없이 별도로 생긴 소송·화해비용은 필요경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매각부동산의 임차보증금도 자본적 지출액이나 양도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경정청구 — 경정청구 기간이 지난 뒤의 청구는 부적법합니다. 이를 거절한 통지는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거부처분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이 본 핵심은 대금이 누구 손에 들어갔는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매각대금이 A의 채무를 갚는 데 쓰였다면, 그 효과는 A에게 돌아간 것입니다. 돈을 받아 직접 빚을 갚은 경우와 경제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실무상 시사점
첫째, 경매는 세금이 없는 절차가 아닙니다. 양도차익은 매각가액에서 취득가액 등 필요경비를 뺀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손에 쥔 돈이 없어도 매각가액이 취득가액보다 높으면 세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경매가 진행될 때부터 예상 세액을 따져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배당표를 받았을 때 매각가액과 취득 당시 계약서·영수증을 함께 정리해 두면 신고가 수월합니다. 경매로 넘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신고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으므로 신고 기한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필요경비는 법이 정한 것만 인정됩니다. 소득세법 제97조는 취득가액, 자본적지출액, 양도비를 필요경비로 들고, 그 범위를 대통령령에 맡기고 있습니다. 자산과 관련해 돈을 썼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비용마다 법령상 항목에 들어가는지와 증빙을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경정청구는 기간이 생명입니다. 국세기본법 제45조의2는 원칙적으로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판결 등 후발적 사유는 그 사유가 생긴 것을 안 날부터 3개월로 기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적용되는 경정청구 기간을 넘긴 청구에 대한 거절 통지는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넷째, 공유지분이 경매로 넘어간 경우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이 사안도 1/2 지분의 매각이었습니다. 공유자는 각자 자기 지분의 양도에 관하여 비과세 여부와 신고·납부 의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유의할 점
이 판결은 해당 사안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판단입니다. 취득 자체를 다투는 소송비용처럼 다른 성격의 비용은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같은 다른 규정이 적용되는지도 사안마다 다릅니다.
또 세법은 해마다 개정되므로 실제 거래 시점의 법령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가 예정되어 있다면 매각 전에 세무 대리인과 예상 세액과 신고 일정을 점검하시기를 권합니다.
근거
-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두38325 판결 — 경매대금이 채무변제에 쓰였어도 양도소득 인정, 쟁송비용·임차보증금 필요경비 부정, 기간 경과 경정청구 거절은 거부처분 아님
- 소득세법 제88조 제1호 — 양도의 정의 — 등기와 관계없이 자산을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
- 소득세법 제97조 — 양도소득의 필요경비 — 취득가액·자본적지출액·양도비
-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 경정청구 기간 — 원칙 5년, 후발적 사유는 안 날부터 3개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와 증빙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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